본문 바로가기
심리학

단기기억과 장기기억의 관계

by 차채 2023. 6. 14.
반응형

앞글에서는 장기기억과 단기기억을 별개의 기억 유형으로 다루면서
각기 서로 다른 법칙이 작용하고 있음을 말하였다. 이번 글에서는 기억 유형의 차이점을 찾아보고
또 이들이 어떻게 통합되는가에 대해 알아보겠다. 먼저 우리는 기억을 감각기억, 단기기억, 장기기억으로 나누었다.
여기에서 감각기억이 일상적인 의미에서의 기억이 아니라고 본다면 기억은 크게 단기기억과 장기기억으로 구분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으로 기억을 구분하는 것을 이중 기억이론이라 한다. 자유 회상에서 나타나는 기억 현상을 통해
이중 기억이론을 살펴보자. 자유 회상실험은 피험자에게 20~40개의 단어를 한 번에 하나씩 제시한 후
보았던 순서와 관계없이 가능한 한 많은 수의 단어를 회상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때 제시순서에 따른 각 단어의 위치와 그 단어가 회상되는 확률과의 관계를 보면
처음에 위치하는 단어들과 끝에 위치하는 단어들은 중간에 위치하는 단어들보다 회상이 더 잘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를 각각 초두선 효과와 신 근성 효과라 한다. 이런 형태의 기억에서 왜 초두선 효과와 신 근성 효과가 나타날까?
이를 설명해주는 것이 바로 이중 기억이론이다. 맨 마지막에 보았던 단어들이 잘 회상되는 신 근성 효과는
그 단어들이 아직 단기기억에 남아 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그러면 초두효과는 왜 나타나는 걸까?
단어가 처음 제시될 때는 단기기억 속에 다른 내용이 아직 별로 없기 때문에 반복해서 시연이 가능하므로
장기기억으로의 전이가 용이하다. 그러나 계속해서 더 많은 단어가 제시됨에 따라 단기기억의 저장 용량을
초과하게 되면 시연의 기회는 적어지기 때문에 계열 위치 곡선에서 나타나는 바와 같이 중간 부분의 회상률은
떨어지는 것이다. Glazer는 과연 초두선 효과가 장기기억을 반영하고, 신 근성 효과가 단기기억을 반영하는 것인지를
알아보기 위해 자유 회상실험의 결과를 약간 변형시켜 보았다. 즉 목록을 학습한 후 곧바로 회상시키거나
혹은 10초 후에 회상시키거나, 30초 후에 회상시켰다. 10초나 30초가 지연된 회상을 시킨 집단은 더 이상 시연을
하지 못하도록 산수 문제를 풀도록 하였다. 그 결과 모든 집단에서 초두선 효과는 일정하게 나타났지만
신 근성 효과는 10초 집단이 가장 많이 줄고, 30초 집단에서는 완전히 사라졌다.
초두선 효과가 모든 집단에서 나타난 것은 처음 단어들이 이미 장기기억으로 전이된 것이므로
지연시간에 영향을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신 근성 효과가 지연집단에서 사라진 것은 단기기억 내에서 시연을 받지 못하고
다른 정보로 대치되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자유 회상에 관한 이러한 실험은 이중 기억이론을 지지해주는 근거이다. 기억이 두 가지 체제로 존재한다는 사실은 일상적 의학 연구에서도 입증되었다.
기억상실증 환자의 두 유형은 그 좋은 예이다. 머리에 심한 충격을 받은 사람은 충격받기 직전의 사건들은 전혀 기억하지 못하나 그보다 더 오래전 일은 기억할 수 있는 기억상실증에 걸리게 된다. 이런 것을 역행성 기억상실증이라 부른다.
이것은 충격이 단기기억만을 파괴하고 장기기억에는 영향을 주지 않았기 때문으로 설명된다.
또 다른 기억장애인 선행성 기억상실증은 뇌의 해마에 손상을 입은 경우에 나타나는 것으로
선행성 기억상실증의 경우에는 손상 이후에 전혀 새로운 것을 학습할 수가 없다. 즉 과거에 학습된 장기기억은 건재하고
있으나 손상 이후 최근에 학습한 단기기억의 정보가 장기기억으로 전이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러한 두 가지 기억장애 유형의 예 역시 이중 기억으로는 뒷받침해주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 다음은 기억장애에 대해 더욱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다.
기억장애란 기억과정이 장애를 입은 것을 말한다. 사고 등 신체적 외상이 외상성 기억상실증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은
아주 오래전부터 알려져 왔다. 기억상실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될 수 있는데, 그중 하나는 역행성 기억상실증이고,
다른 하나는 선행성 기억상실증이다. 이 두 가지 종류의 기억상실증은 단독으로 또는 병행해서 일어날 수 있으며
때로는 기억상실 기간 내에도 기억 손상이 되지 않은 채 잘 회상되는 부분이 있기도 하다. 역행성 기억상실증은
뇌에 심한 타격을 받은 경우 그 이전의 사건들을 기억해 내지 못하는 상태이다. 사고 이전의 일정 기간을 기억하지
못한다거나 그 이전의 일들을 회상하지 못하는 것 등을 들 수 있다. 일반적으로 충격이 심할수록 잊히는 기간이 길어진다. 때로는 충격이 심하여 최근 기억뿐 아니라 오래된 옛날 기억도 상실하게 되어 자신의 이름, 가족, 주소 등 자기의 과거 기억을 완전히 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많은 경우에는 기억상실증의 증세가 심하더라도 며칠 또는 몇 주가 지나면
사고 이전에 일어났던 일들의 대부분을 기억해 낼 수가 있다. 또한 일상생활에 필요한 일, 즉 밥을 먹고 일하고
자동차 운전을 하거나 옷을 입는 등의 일들은 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기억상실자들에게 적절한 단서를 제공해주기
위해 이전에 살던 동네로 데리고 간다거나 부모를 만나게 하면, 기억하지 못했던 내용들을 기억해 내는 경우가 흔하다.
이렇게 대부분의 기억이 다시 회복될 수 있다면 장기적 역행성 기억상실증은 장기기억에 저장된 기억내용이 상실됐다기보다는 기억 내용을 인출하는 과정에 혼란이 생긴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선행성 기억상실증은 충격을 받은 다음에 일어난
일들을 기억해 내지 못하는 기억장애이다. 선행성 기억상실증의 단기적 장애는 역행성 기억상실증이 심한 사람들에게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충격으로 인하여 망각 정보가 초기 기억으로 약호화되지 못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장기적 선행성 기억상실증은 대부분 기억 능력이 정상 상태로 회복되기가 어려우며, 해마의 손상이나 알코올 중독에 의한
질환에서 나타난다.

반응형

'심리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심리학에서의 동기(2)  (0) 2023.06.14
심리학에서의 동기  (0) 2023.06.14
인간의 기억(장기기억)  (0) 2023.06.13
인간의 기억(단기기억)  (1) 2023.06.13
언어 학습의 효과론적 견해  (1) 2023.0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