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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사회지각

by 차채 2023. 6.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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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지각에서 가장 오래전부터 연구되어 오는 가장 핵심적인 분야는 대인지각이다.
대인지각은 타인에 대한 사회지각을 다루는 분야이며 사회상황 자체에 대한 지각이나 언어의 지각 등을 제외한 것이다. 사회지각을 연구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사람이나 동물이 주위의 사회 자극을 어떻게 지각했느냐에 따라서 그들의 행동이 크게 영향받고, 달라지기 때문이다. 내 앞에 있는 사람이 나에게 정직하게 보이느냐 아니냐에 따라 그에 대한 나의 행동이 달라진다. 실제로 상대방이 정직한가 아닌가는 크게 중요하지 않고, 그가 어떻게 보이는가, 즉 정직하게 보이는가 아닌가가 더 직접적으로 우리의 행동을 결정한다. 즉 실제의 사회 장면 자체보다는 지각된 사회 장면이 이 장면에 대한 우리의 반응을 직접 결정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사회지각은 객관적 사회 장면과 그에 대한 사람의 반응을 중개하는 역할을 한다. 사회지각과 물리 지각은 비슷한 점도 많지만 다른 점도 있다. 가장 중요한 차이점 두 개를 든다면, 하나는 사회지각에는 지각이 정확한 것인지 아닌지를 알아볼 분명한 기준이 없다는 것이다. 물리 지각에서는 어떤 물건이 다른 한 물건보다 무겁다는 판단을 내릴 때 그 판단이 정확한 것인지 알아보기 위해 두 물건의 무게를 직접 재볼 수 있다. 즉 저울로 잰 무게라는 객관적 기준이 있기 때문에 판단의 정확성 여부를 보다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사회지각, 특히 대인지각의 경우에는 그런 기준이 없거나 애매한 경우가 많다. 또 다른 점은 사회지각에서 관찰 대상인 사람은 능동적으로 반응하는 존재라는 사실이다. 대인지각에서 지각의 대상이 되는 표적 인물은 자신을 잘 보이게 하기 위해 지각이나 판단의 근거가 되는 단서를 조작해 판단자 내지 지각자의 판단을 오도할 수 있다. 반면 물리 지각의 대상, 가령 물건은 이런 조작을 하지 않는다. 대인지각의 문제는 크게 두 가지로 구별된다. 하나는 인상 형성의 문제로서 사람이 다른 사람의 성격, 동기, 능력 등의 특징을 어떻게 판단하게 되느냐 하는 문제를 다루는 것이고 또 하나는 귀인의 문제로서 사람이 어떤 행동을 보고 그 행동을 하게 된 원인을 추리하는 과정을 다루는 내용이다. 우리는 다른 사람을 만나서 사귀거나 같이 일할 때, 부지불식간에 그의 성격, 동기, 능력, 취미 등에 대해 일단 판단하는 일이 많다. 그런 추리가 정확하고 안 하고는 중요하지 않다. 우리가 남에 대해 그런 추정을 잠정적으로나마 하고 뒤에 가서 이런 추정을 확인하거나 수정한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인상 형성에는 다음 세 가지의 중요한 문제가 있다. 첫째는 인상 형성의 출발점이 되는 지각 단서의 문제이다. 둘째는 하나 또는 몇 개의 단서가 일정한 지각에 이르게 만드는 중개 과정이다. 셋째는 인간이 인상 형성에서 보이는 각종 특징 내지 현상들의 문제이다. 첫 번째로 단서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자면, 우리는 우리 앞에 나타난 사람의 어떤 외양을 보고 그 사람이 옷을 잘 입었는지, 얼굴이 잘생겼는지, 은행원인지, 대학생인지, 돈이 많은 사람인지를 짐작한다. 입은 옷의 종류를 보면 우선 그가 옷을 잘 입었다는 것쯤은 당연히 알 수 있다. 그러나 그가 대학생이 아니고인 행원인지 등의 의문에 대한 답은 좀 더 생각한 후에야 대답할 수 있을 것이다. 대학생인지 아닌지를 알기 위해서는 요즘 대학생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옷을 그가 입었는지 살피려 할 것이며
이런 경우 옷차림은 인상 형성의 정보로서 좋은 단서가 된다. 외관적인 단서들을 토대로 그 사람의 신분, 직업, 풍모 등을 알 수 있지만 우리는 거기에서 멈추지 않고 더 나아가 그의 성격, 취미, 능력, 감정 상태, 사상 등도 짐작할 수 있다. 마지막에 든 사람의 특성들을 우리가 눈으로 직접 보거나 귀로 들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로지 추측할 수 있는 것뿐이다. 이처럼 인상 형성에는 외부로 드러나는 특성을 알아보는 일뿐만 아니라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개인의 특성들을 알아보는 일도 포함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인상 형성과 같은 사회지각에는 단순히 지각하는 것뿐만 아니라 복잡한 추리의 과정도 개입된다. 인상 형성에 쓰이는 단서들 가운데 가장 표면에 나타나는 것이 사람들이 입는 의복이다. '옷이 날개'라는 속담은 옷이 사람의 모양에 주는 효과를 표현하지만 준다. 대학생들은 어느 나라에서나 옷차림을 어수룩하게 하고 다니기를 좋아하는 경향이 있지만, 허술한 차림도 특정한 어떤 인상을 주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은행에 가 대출받는다든지 취업 면접을 할 때는 허술한 차림보다는 단정한 차림이 더 유리하다는 사실을 학생들은 잘 알고 있다. 실제로 한 실험에 의하면 히피족처럼 입고 갔을 때보다 단정한 학생 차림으로 갔을 때가 외상으로 물건을 사기가 더 쉬웠다. 그러나 옷은 어디까지나 '날개'에 불과하다. 옷은 쉽게 바꾸어 입을 수 있다. 따라서 옷차림이 인상 형성 단서로서도 사람의 아주 내면적인 특성을 알아내는 데는 잘 이용되지 않는다. 그런데도 보다 정확한 단서가 없을 때, 사람은 가장 눈에 잘 띄는 옷과 같은 단서를 토대로 첫인상을 형성하게 된다. 의복보다 더 뚜렷한 단서로는 사람의 용모, 표정, 몸가짐, 목소리 등이 있다. 이들 중에서 용모는 유전적인 요소가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단서지만, 나머지는 행동의 일종으로 학습의 영향이 크게 작용하고 있는 단서들이다. 특히 용모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표적 인물에 대한 인상과 더 나아가 그에 대한 행동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 벌써 유치원생 나이만 되어도 아이들은 누가 잘 생기고 누가 못생긴 지를 분명히 가릴 줄 알며, 그들의 판단은 높은 일치도를 보인다. 한 연구에서는 학교 선생들이 같은 성적을 받은 아이들인데도 잘생긴 아이가 그렇지 못한 아이보다 더 똑똑하고, 인기도 좋고, 대학에 진학할 확률이 높다고 보았다. 이처럼 잘생긴 아이에 대해서는 동료나 선생이나 모두 좋게 보아주므로 그 아이는 그런 기대에 힘잆어 실제로 더 똑똑해지고 바르게 행동하게 될지 모른다. 그렇게 되면 그런 잘생긴 사람을 좋게 보는 지각은 결과적으로 정확한 지각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다음 글에서는 그 밖의 단서들에 대해마저 알아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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