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어떤 집단에 소속해 있거나 소속하기를 바랄 경우 그 개인은 그 집단이 표방하는 태도의 방향으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물들게 된다. 집단의 노골적인 태도 변화의 압력이 없는 경우에도 집단 속에서는 보이지 않는 큰 압력이 작용하여 개인의 태도를 바꾸게 만든다. 그런 압력을 만드는 요소의 하나는 집단의 성원들에 의한 인정을 받고 싶은 동기이다. 집단 내에서는 집단압력 외에 설득과 행동 유도의 영향이 작용한다. 이상에서 태도의 개념, 태도 형성과 변화의 문제를 살펴보았다. 특히 태도 변화에서 고려해야 하는 사항은 태도 변화에 대한 저항이다. 태도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서는 태도 변화에 대한 저항요인을 찾아 제거하거나 약화해야 한다. 우리는 동조하는 과정을 통해 남의 행동을 조종할 수 있다. 사람은 사람들 틈에서 어떤 행동을 할 때 여러 사람이 같은 행동을 하면 이에 따라가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 현상을 동조라고 부른다. 이런 동조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세 가지가 있다. 하나는 패스 팀 거가 말하는 사회 비교이다. 그의 사회 비교이론에 의하면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판단이나 행동을 남과 비교해 보려 하는 요구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자기가 확실히 알지 못하는 일이 있을 때, 남이 하는 대로 따라가려 한다. 또 다른 하나의 이유는 다수의 행동을 따르지 않으면 직간접적으로 제재를 받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집단 안에는 공식적 또는 비공식적 규범이 있어서 이에 이탈하면 압력을 받고, 그래도 이탈하면 집단으로부터 축출된다. 다수의 행동에 동조하게 만드는 세 번째 이유는 타인의 인정을 받고 사랑받으려는 친애 욕구 때문이다. 남에게 인정, 사랑받는 첫 단계는 우선 남과 같아지는 것이다. 동조현상을 연구한 것 중에서 가장 전형적인 것은 1951년에 Asch가 한 것이다. Asch는 사람이 그렇게 남의 압력에 쉽게 넘어가는 존재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는 큰 책상 주변에 8~9명의 사람을 둘러앉게 하고 어떤 선분 그림을 보여주면서 이 실험이 시각 판단 실험이라는 것과 여기서 할 일은 각자가 왼쪽 선의 길이를 보고, 오른쪽 3개의 선분 중 길이가 같은 것이 어느 것인지를 판단하는 것이라고 알려주었다. 이 실험에 나온 피험자들은 그중 한 명만이 진짜 피험자였고, 나머지는 실험자와 짜고 피험자 역할을 하는 가짜 피험자들이었다. Asch는 피험자들이 차례로 자기의 판단을 말하게 했다. 조작된 제비뽑기를 통하여 진짜 피험자가 가장 뒤에 대답하게 했는데 이 실험에서 보고자 하는 것은 진짜 피험자가 어떻게 대답하느냐 하는 것이었다. 어느 것이 정답인지를 분명히 아는 이 상황에서도 '집단의 일치된 틀린 판단을 물리치고, 즉 동조하지 않고, 자기 소신 거 대답한 사람은 진짜 피험자의 67%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집단의 틀린 판단을 그대로 좇았다. 한편 집단의 판단이 없는 상태에서 각자 판단을 한 경우에는 진짜 피험자들의 무려 99%가 정답을 내렸다. 99%의 정답률이 67%의 정답률로 떨어진 것은 동조의 압력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뒤에 이루어진 실험에 의하면 앞서 판단하는 가짜 피험자의 집단 안에서 한 명이라도 그들의 틀린 판단에서 이탈하면 진짜 피험자의 동조는 극적으로 줄어든다. 따라서 동조압력을 가하려면 집단에 이단자가 한 명이라도 생기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또 다른 연구에 의하면 진짜 피험자가 자신의 판단을 남에게 보이지 않을 때보다 남, 즉 집단에 공개해야 할 때 동조가 더 잘 일어난다. 순종이란 명령, 지시, 요청 등 남의 말에 따르는 행위를 말한다. 순종 가운데에서도 말을 하는 사람과 따르는 사람의 지위가 다를 때 일어나는 순종을 복종이라 부른다. 복종은 어떤 권위에 대한 순종이다. 복종은 사회에서 가장 흔히 보는 순종의 예이다. 복종이 없이는 사회가 질서를 유지하기 힘들고 또 사회가 효과적으로 기능할 수도 없다. 그래서 부모와 학교는 일찍부터 아이들에게 복종하는 버릇을 길들인다. 문제는 이런 버릇이 때때로 맹목적인 복종을 불러일으켜 이차대전 중의 나치 독일의 유대인 대학살이나 월남전에서의 미라이 학살과 같은 불상사를 내는 것이다. Mil gram이라는 미국의 사회심리학자는 어떤 조건에서 사람이 자신의 소신이나 가치를 어기면서까지 명령자의 말을 따라 무고한 사람을 해치게 되는지 알아보기 위한 실험을 설계했다. 그는 피험자가 찾아올 때마다 다른 가짜 피험자와 짝을 짓게 하고 제비를 뽑아 그 중 한 사람은 '선생'이 되게 하고 다른 사람은 '학생'이 되게 만들었다. 이때 제비를 조작하여 진짜 피험자는 언제나 '선생'이 되게 했다. 선생이 할 일은 옆 방에 앉아 있는 학생에게 단어 짝짓기를 가르치는 것이었다. 선생이 마주 앉은 책상 위에는 어마어마한 기계장치 같은 것이 놓여 있었는데 아래쪽에는 30개의 스위치가 가로 한 줄로 배열되어 있었다. 각 스위치에는 각각 전압이 표시되어 있었는데 가장 낮은 전압은 15V이고 가장 높은 전압은 450V나 되었다. 그리고 이들 스위치 밑에는 각각의 충격 정도가 문자로 표기되어 있었다. 실험자는 두 사람이 실험실에 들어오자마자 제비를 뽑고 '선생'이 보는 앞에서 '학생'을 옆 밖으로 데리고 가서 의자에 앉히고 혁대로 몸을 의자에 묶은 다음 양팔에는 전극을 부착시켰다. '선생'에게는 과제를 설명한 후 실험자는 '선생'에게 '학생'이 오답을 낼 때마다 '선생' 앞에 놓인 스위치를 눌러 '학생'에게 전기충격이 가도록 일러두었다. 실제로 장치에는 전기 충격 기능이 없었지만 받는 시늉을 하였다. 이 실험에서 보려 했던 것은 학생이 계속해서 틀릴 때 어느 정도까지 실험자의 지시에 따라 전기충격을 높이느냐는 것이었다. 학생이 오답을 낼 때마다 실험자가 선생을 독촉한 결과 40여명의 피험자 중 26명이 전기충격의 최고 강도인 450V까지 강도를 높였다. 그들은 태평한 건 아니었지만, 땀을 흘리고 떨고 하면서도 결국 시키는 대로 행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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